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이 지난 3일 서울시청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외식업소에 잡곡밥 옵션을 도입하는 ‘통쾌한 한끼’ 프로젝트 신청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손목닥터 9988’ 앱과 연동할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손목닥터 9988 앱은 건강관리의 모든 것을 담은 슈퍼 앱으로 진화할 겁니다.”
‘저속노화’ 개념을 국내에 대중화한 것으로 유명한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은 지난 3일 서울시청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하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개념에
야마토무료게임 맞게 서울을 건강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에서 물러난 뒤, 8월부터 비상근 건강총괄관으로서 서울시 건강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아무런 인연도 없었지만, 연구를 함께하는 내과 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의 끝에는 결국 정책이 있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맡았다고 했다.
바다신2다운로드 정 총괄관이 서울시에 온 뒤 추진된 대표적인 정책이 통쾌한 한 끼다.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나 배달 주문 시에도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0월까지 기준 마련 작업 등을 했고, 2주 정도 전에 드디어 통쾌한 한끼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프랜차이즈에서도 신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예상한 것보다
바다이야기꽁머니 기하급수적으로 빨리 확산하는 걸 느낍니다. 60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한 식당에서 실험을 해 봤더니 통곡물 선택 비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사장님이 처음에는 ‘왜 통곡물을 해야 하느냐. 솥도 사야 되고, 곡식도 새로 사야 된다’고 볼멘소리도 하고 ‘이게 되겠냐’고 하셨는데, 2주 만에 반응이 폭발적이니까 바로 다음 주부터 매출 상위 20개 매장에
야마토통기계 서 통곡물을 제공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정 총괄관은 헬스케어 앱인 손목닥터 9988을 활용해 통곡물 제공 식당을 늘려가는 구상도 밝혔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통곡물을 제공하는 식당 제보를 받을 계획입니다. 내용도 쓰고 사진도 찍어 올리고. 제보를 하면 포인트를 조금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보를 해주시면 저희
온라인골드몽 가 확인해보고 통쾌한 한끼 식당 등재 여부를 판단해야죠.”
아무래도 식당 입장에선 잡곡밥, 통곡물을 제공할 경우 흰쌀밥보다 운영비가 더 들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서울시가 식당 등에 지원을 해주는지 묻자, 정 총괄관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식당에서 돈을 더 받으라는 거죠. 한 식당에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손님이) 1000원을 더 내면 50% 통곡물이 들어가 있는 밥을 팝니다. 딱 1주일 만에 60%가 통곡물을 선택했어요. 수요가 있는 거예요. 당연히 원가가 더 들죠. 그런데 (밥 한 공기당) 원가 증가분이 1000원 이상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식당도 남는 겁니다. 디카페인 커피 파는 거랑 똑같습니다. 뭘 하자고 그러면 해보지도 않고 안 되는 이유를 참 많이들 얘기해요. 많은 사람이 ‘업주들이 반발하면 어떡하냐’ 얘기하는데, 반발할 사람은 안 하면 돼요. 한 집이 잡곡밥 판매를 시작하면, 흰 쌀밥만 주는 식당엔 사람들이 안 가겠죠. 잡곡밥 판매가 경쟁력이 되는 겁니다. 디카페인 커피가 없는 카페는 사람들이 이제 안 가잖아요. 통곡물을 하루에 30g 더 먹을 때마다 암, 대사질환, 심뇌혈관 질환 등이 다 10% 내외로 감소합니다. 사람들이 밖에서 통곡물을 먹게 만들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의료비가 절감되는 겁니다.”
오 시장은 정 총괄관에게 역할을 맡기면서 “40일 시간을 줄 테니 첫 번째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정 총괄관은 진짜 40일간 준비해 정책 발표를 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서울시 공무원들이 제가 보기에는 매우 훌륭한 분들입니다. 서울시가 준비돼 있는 상태여서 정책이 빨리 나올 수 있었습니다. 손목닥터 9988, ‘덜 달달 9988’ 프로젝트 같은 게 있었습니다. 덜 달달 9988은 통쾌한 한끼로 발전시키고, ‘서울 미래밥상’이라고 해서 단체 급식도 흰쌀밥 위주로 나오는 것을 통곡물이나 충분한 섬유질 식단으로 만들게 하는 정책, 아이들 눈에 잘 띄는 높이에는 당이 많은 것들을 배치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도 발표했습니다.”
정 총괄관은 “프랑스의 ‘뉴트리 스코어’처럼 유럽에서는 식품 포장·광고에 영양정보를 표시하는 ‘푸드 레이블링’ 정책이 진작 시행되고 있고, 영양 신호등(건강에 나쁜 성분을 색상으로 표시)도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괄관은 손목닥터 9988 앱을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구상도 소개했다.
“손목닥터 9988에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은 걷기가 메인(main)이에요. 이 앱을 슈퍼 앱으로 진화시켜서 정신 건강과 관련된 것도 평가하고, 치매도 평가하고, 체력인증센터에서 평가한 것도 이 앱에 다 넣는 겁니다. PT를 시켜줄지, 그룹 운동에 넣을지, 걷기만 하면 될지, 동영상 보고 혼자 근력 운동하면 될지 등을 처방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WHO에서 말하는 건강 도시다. 정 총괄관은 “도시 생활을 영위하는 것만으로도 더 건강한 초이스(선택)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를 걷기 쉽게 만들어야 됩니다. 밖에서 걸어 다니다 보면 앉을 곳도 필요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앉을 데가 더 많아져야 하죠. 새로 짓는 건물에는 계단을 조금 더 전면에 내세워야 되고요. 지금 보면 건물에 계단은 숨어 있고 동선을 엘리베이터로 유도하게 돼 있는데, 이런 것들을 바꿔줘야 사람들이 신체 활동을 더 할 수가 있죠. 기후동행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건 자기 다리를 이동 수단으로 쓴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건강에 좋은 겁니다.”
그가 저속노화, 건강수명 연장을 강조하는 것은 병든 뒤 치료하는 것보다 돌봄이 필요 없게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신념과 관련돼 있다. 정 총괄관은 “WHO의 ICOPE(고령자 통합 돌봄) 원칙에 맞춰 돌봄과 의료의 틈새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ICOPE는 기존의 질병 중심 의료체계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조기에 개입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개념이다. 그 매뉴얼대로 하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예방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지금 의료 시스템은 질병에 대한 치료 위주로, 치료된 다음에는 환자를 집으로 그냥 마치 내던지듯 퇴원을 시켜버립니다. 선진국들은 퇴원 후에 신체기능이 떨어지지 않게 노력을 해요. 지난해 3월 한국은행 이슈노트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을 보면, 2042년이 되면 돌봄 서비스직 부족 규모가 최대 155만 명에 이르고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이 수요의 약 30% 수준에 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돌봄 예방이라는 단어는 한마디도 안 나오고 간병인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해야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고용허가제 확대, 외국인 차등 최저임금제 이런 걸 궁극적인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게 지금 우리나라 현실입니다. 일본은 2005년부터 돌봄 예방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경도 인지 장애가 생긴 어르신들도 일본에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요. 일을 하면 몸을 쓰고 머리를 쓰고 사람을 억지로 만나게 되니까 치매가 예방되거든요. 호주·뉴질랜드는 환자가 퇴원하면 국가가 재활 치료사를 집으로 보내서 환자 신체기능을 빠르게 호전시킵니다. 자립시켜서 사회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생산도 하고 소비도 해서 국가에 이익이 되니까. 돌봄이 필요한 상황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이건 관심이 없어요.”
정 총괄관은 예방에 무관심한 복지·의료정책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한다고 짚었다.
“침상에 누워 장기요양보험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소비 및 생산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이게 최소 3인분의 손실이라고 봐요. 아까 한은 이슈노트를 보면, 한 명이 집 안에서 못 나온다면 월평균 간병비로 370만 원이 들어요. 그리고 간병인이 한 명 붙어 있겠죠. 또 돌봄 받는 분의 생활비와 돌봄 비용은 결국 세금, 누군가가 낸 돈입니다. 370만 원이면 고령가구 중위소득의 1.7배입니다. 생산·소비를 못 하는 환자 1명, 간병인 1명, 그 비용을 대는 1명 이상이 있죠. 사회적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입니다. 물론 ‘호텔경제학’ 식으로 돌봄 비용이 들어가면 지출이 발생하니까 내수를 부양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결국에는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거예요.”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