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리영희 l 리영희재단 기획, 창비, 2만3000원


한국 현대지성사와 민주화운동에 준 영향으로 보자면,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가 리영희(1929∼2010)이다. 그가 쓴 ‘전환시대의 논리’ 등 저서는 한국 사회의 냉전 의식을 깨고, 80년대 질풍노도의 민주화운동에 나선 젊은이들을 격발시킨 뇌관이었다. 그와 평생 교류했던 임재경 전 한겨레 주필은 그가 80년대에 학생운동에 뛰어든 딸을 걱정하자 “당신의 책 때문에 수많은 대학생들이 감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데, 당신의 딸이 예외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야마토게임 평안도 출신 피난민이었던 그는 경성공립공업학교(현 서울공고)와 해양대학교에서 수학하고, 한국전쟁 때 통역장교로 근무한 뒤 50년대 말에 합동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서, 한국 사회에 가장 영향을 준 지식인으로 생을 마감했다. 세상은 그에게 기자와 교수로서 거듭된 해직과 5차례의 투옥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 리영희가 주변 사람들과 겪었던 일화와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사건들은 한국민주화운동의 인간사이기도 하다.
기자 시절에 첫 선배였으나 인혁당 사건으로 수감된 정도영씨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60∼70년대 서울에 주재했던 교도통신 등 일본 기자들과의 관계, 70년대 중반 학생운동에 나선 유홍준 등과 교류하다가 그들의 주례를 서서 이른바 ‘주례 제자단’이 형성된 얘기, 60∼70년대 한국 언론계의 비화, 창 손오공릴게임예시 비를 만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글을 모아서 ‘전환시대의 논리’로 펴낸 과정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 한겨레신문 창간과 방북 취재 기획으로 다시 투옥되는 과정, 말년에 뇌경색을 극복하고 평범한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려 한 그의 일생이 주변 사람들과의 구체적 일화로 증언된다.
백영서 연세대 교수는 대학생 시절 그의 서재에서 그가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모아놓은 방대하고도 치밀한 스크랩북을 보고는 압도당했다. 스스로 이과형이라고 말했듯이, 그의 글쓰기는 치밀함과 엄밀함을 갖춘 ‘공학도적 글쓰기’였다. 미군사령관의 동시통역을 할 정도의 발군의 외국어 실력을 국내에서 독학으로 이뤘다. 일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 중국어도 섭렵했다. 학벌로 짜여진 한국 사회 주류에 명함도 못 내밀 이력의 그가 한국 주류의 반 쿨사이다릴게임 공냉전 의식을 깨부수는 최전방 지식인으로 나선 원동력인 치밀함과 성실함을 주변 사람들은 증언한다. 무엇보다도, 그가 주변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있었기에, 자신의 능력과 기예를 자신의 출세와 안락함이 아니라 사회 진보에 헌납했음을 알게 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기자 admin@119sh.info